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祝 詩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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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이을선/영남대산악회OB 작성일 2007-03-12 조회 7,953회

본문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 祝    詩



이제 우리가 하나의 산맥이 되었음이라
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박 종 관






너희들 보고 누가,


왜 산엘 가느냐고 묻거들랑,


실존의무거운 짐을 이렇게 부리러 간다고 대답 하 거라.


죽어가는 존재의 무상함으로,


우리 햇병아리 같은 후배들을 데리고 바위를 타시던 형은


팔공산 병풍바위, 설악산 릿지 끝에서


살아있는 자의 애틋함으로


항시 이렇게 말 했었지요.




  그러나 앞산 가산 팔공산 꼭대기, 지리산 소백산 오대산 능선 길, 태백산 설악산 천황산 골짜기, 희양산 설악산 인수봉 얼음 골로 바위타고 얼음 타러간 숙영지에서 술만 좋아해 술 부어주고 노래까지 불러주면 형은 또 이렇게 말씀하시곤 했습니다. 이놈들아, 누가 느거 보고 왜 지랄같이 산에만 가느냐고 물으면 이놈의 더러운 情 때문에 가는 거라고 대답 하 거라. 그리하여 그때도 저희는 또 군기 바짝 든 목소리로 제비새끼들처럼 일제히 입을 벌려


“예” 하는 대답으로 형의 그 말씀을 공경했습니다. 형은 이렇게 우리의 하늘이었고 철학이었습니다. 우리가 넘어야할 가장 높은 산이었으며 그런 산들이 만들어낸 골처럼 깊고 깊은 정이었기에 우리는 그런 형을 믿고 일본 북 알프스 백두대간 종주 길로 히말라야 설산으로 꼬리에 꼬리를 문 산행을 계속했습니다. 그리하여 저희도 마침내 하나씩의 형이 되고 산이 되었습니다.




그리하여 형!


그때 그 시절에


형이 형님이라고 공경해 마지 않으셨던 그 아득한 선배 만 한 나이가 된 지금. 우리는 새삼 느낍니다.


그 산이 어느덧 우리 안에 들어와 있음을, 형과 아우가 어느덧 하나씩의 산이 되어, 산과 산으로 이어진 하나의


거대한 산맥으로 우뚝 섰음을,


오! 이 자랑스러운 우리의 삼십년,


각고의 세월을 산과 산으로 이어져 내려온 우리 영남대학교산악회여!


오늘도 역사의 굳센 준령으로 각자의 영역에서


참된 우리의 실존을 증거 하는 형과 아우여!


골 깊은 산에서 더욱 더 높아지고


험한 준령의 가파른 빙벽과 설 벽에서 더욱더 빛이 나던 우리의 뜻이여 의기여!


영원 할 지어다.


길이길이 형과 아우로 이어질 우리의 사랑이여! 영남대학교산악회여!


참으로 영원, 영원 할 지어다.






- 위 祝 詩는 1999년 9월 11일 영남대학교OB산악회 30주년 기념행사시 박종관 시인이 낭독한시입니다.


- 박종관 / 영남대학교 국문과 76학번으로서 영남대학교산악회 OB 44번이다.


재학 시 산을 소재로 한 문학작품을 다수 발표하였으며 부산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당선되었다.


현재 민족문학 작가회의 회원이자, 현 울산 성신고등학교 국어교사로 재직 중이다. 








 


   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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